물까치일기4-마지막편

2020. 6. 17. 14:41독일생활2020/ㄴ한국(홈커밍)2020

물까치 들이 신기하게 16일 차 정도 되니까 어느정도 자기 스스로 목에 힘도 들어가고

서서 돌아다니고 나갈준비를 서서히 하는게 보였다.

18일이면 둥지를 떠난다고 했는데 정말로 18일차 정도 되면 없어지겠다 싶었다.

빤히 처다보기도 하고..

 

어미새 만큼은 경계는 안했다.

어미새는 가까이만 가도 엄청 시끄럽게 울었다.

제일 힘좋은 녀석은 왔다갔다 거렸다.

애들있는 창문쪽은 지저분했다.

 

날개짓 푸드덕푸드덕 

나갈준비 혼자 열심히 함

 

뭘봐욧! 하고 어미새 마냥 승질부리는것같다.

 

얘네들도 몸에 힘도 생기고 바깥세상은 보이는데 작은 둥지에만 있기 답답했을꺼같다.

하루종일 밤새도록 어미나 아빠새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둥지를 분명 떠나고 싶어했겠지..ㅎㅎ

 

어서 작은 둥지를 벗어나기위한.. 날으는 연습 ㅎㅎ

 

18일 차엔 비도 추적추적내리고 날씨도 꿉꿉하고..그랬는데 그날 정말 날아가버렸다.

빈둥지가 되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조그만 새인데도.. 30년넘게 엄빠 집에서 신세지는 나보다 나은것같다.

 

나는 여름에 습기 많고 더우면 속병이 자주 나는 편인데 이날도 그래서 고생했다.ㅠ

한국에만 있으면 이러는것같다... 한국음식에 뭔가 있는걸까 싶기도 하고..

나는 떡실신해 있는데 

아빠는 새들 날아갔나 안갔나 지켜보고.. ㅋ

아프면 서글프고 힘들다. 새들은 저렇게 시원하게 독립했는데 나랑 비교도되고..

 

저렇게 작은 둥지에서 털안났을 무렵엔 7마리가 오글오글 있었다는것도 신기하다.

 

새가 날아가서야 창문을 열고 봤다.

집은 엄마가 철거 예정...

근 한달간 우리가족의 소소한 재미였는데 날아가니까 시원섭섭하다.

이 조그만 어린 물까치는 뭐 보이지도 않는다.

울음소리도 작아서 어디서 울어도 모를듯..

잘살았으면 좋겠다.

 

물까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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